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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몰았지만 그물 넘어 돌아와
수산과학원 “일단 지켜보기로…
수온 떨어지면 스스로 나갈 수도”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경관수로에 머물고 있는 상어 '부캉이'가 두 번째 외해 유도 작업 다음 날인 3일 차단 그물을 넘어 수로로 되돌아와 헤엄치고 있다./뉴스1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경관수로에 머물고 있는 상어 '부캉이'가 두 번째 외해 유도 작업 다음 날인 3일 차단 그물을 넘어 수로로 되돌아와 헤엄치고 있다./뉴스1
물줄기를 쏴도 버텼다.그물을 쳤더니 이번에는 그물을 넘어 되돌아왔다.부산 북항 수로에 17일째 머물고 있는 상어‘부캉이’를 놓고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좀처럼 떠날 생각이 없어 보여서다.부캉이는 4일에도 수로 안에서 유유히 헤엄쳤다.

수산과학원과 부산시 등은 지난 2일 대형 그물을 동원해 부캉이를 바다 쪽으로 몰았지만 수로 출구를 70m가량 앞두고 그물이 돌부리에 걸렸다.연구진은 부캉이가 스스로 바다로 나가길 기대했지만 이튿날 만조 때 그물을 넘어 다시 수로 안쪽으로 돌아왔다.수산과학원은 당초 “수로 양 끝이 꺾여 있어 부캉이가 출구를 찾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하지만 출구 코앞까지 간 부캉이가 되돌아오면서 이런 설명에 힘이 빠졌다.

부캉이는 왜 17일째 이곳을 떠나지 않는 걸까.

상어는‘길치’와는 거리가 먼 동물이다.시각과 후각,배그 슬롯제청각이 발달했고 물속의 미세한 진동과 전기 신호도 감지한다.최윤 군산대 해양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상어는‘로렌치니 기관’이라는 감각기관을 이용해 미세한 전기 신호까지 느낀다”고 했다.지구 자기장을 감지해 이동 방향을 찾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예민한 감각이 부캉이에게 혼란을 일으킨다는 추정도 있다.수로에는 수중 펌프 등 전기 시설이 있다.김현우 수산과학원 연구관은 “사람으로 치면 소음 한가운데 있는 것과 같다”며 “여러 신호에 노출돼 감각이 오작동하거나 둔해졌을 수 있다”고 했다.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수로에 있는 전기 시설은 사용하지 않을 때 전원을 끈다”고 했다.

북항이 의외로 살 만한 곳일 가능성도 있다.숭어와 정어리 등 먹잇감이 많고 대형 포식자도 없다.다만 부캉이가 먹이를 잡아먹는 모습은 한 번도 포착되지 않았다.전문가들은 “상어는 한 달 정도 굶어도 버틸 수 있고 밤에 먹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보름 넘게 머물며 수로를‘내 집’처럼 여기게 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일부 상어는 먼 거리를 헤엄쳐 나갔다가 살던 곳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다만 전문가들은 “보름 만에 북항 수로를 자기 집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부캉이의 속마음을 알 방법은 없다.수산과학원도 구조 작업을 중단하고 당분간 지켜보기로 했다.문제는 수온이다.가을이 깊어지면서 북항 수온도 떨어지고 있다.현재 북항 수로의 수온은 약 22도다.무태상어가 살기에 적합한 수온은 12~24도라고 한다.지환성 수산과학원 연구사는 “당장은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지만 좁고 얕은 수로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수산과학원 안에서는 “수온이 더 떨어지면 부캉이가 따뜻한 먼바다를 찾아 스스로 떠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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